아이를 때렸다면 사과해 주세요.
아이가 하기 싫은 것은 절대 하지 않을 때 너무 고집이 세면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회초리를 들거나 체벌을 가하는 것에 대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의견들이 엇갈립니다. 엄하게 가르쳐야 할 때 회초리를 드는 양육자도 있고, 욱하는 감정으로 한두 번 때린 후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까 봐 죄책감에 시달리는 양육자도 있습니다. 뭐가 맞을까요?
과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은 서당이었습니다. 글도 가르치고 생활 습관도 가르쳤습니다. 서당에서의 선생님은 잘 알다시피 훈장님이지요. 요즘과 달리 훈장님은 나이도 지긋하고 부모도 존경을 표하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존재였습니다. 나이도 지긋하고 부모도 존경을 표하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존재였습니다. 서당에서는 단체생활을 위해 정해놓은 규칙을 지기면 상이 주어졌고, 지키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벌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체적인 체벌, 회초리였습니다.
회초리를 언제, 몇 대를 어떻게 때릴지는 훈장님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됐습니다. 경험이 많은 훈장님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회초리를 들기보다는 정해진 규칙을 아이에게 제시하면서 회초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양육자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이미 아이들이 알고 있는 정해진 규칙에 의해서 회초리를 훈육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에 아이도 하나나 둘 낳는 상황에서 부모가 많은 경험을 갖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또 언제 회초리를 들지에 대한 분별력을 갖추고, 피곤한 상황에서 감정을 조절하며 회초리를 들키란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내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양육자가 여러 가지 일로 피곤한 상황이라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으로 신체적인 체벌인 회초리는 들지 ㅇ낳기를 권합니다.
만약 아이를 신체적으로 체발한 경우, 돌이켜 생각했을 때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고,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규칙에 의한 행동이 아니었다면 늦더라도 꼭 사과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자녀들은 자신을 지켜주는 부모가 자신을 때렸더라도 용서하고 사랑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믿고 의지했던 부모나 주 양육자로부터 신체적인 체벌을 받으면 아이는 많이 슬퍼하기도 하고 반항심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과를 하면 매우 고마워하고 흔쾌히 마음의 상처를 잊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서 마음의 문을 닫기 전에 진정성을 담아 빨리 사과해 주세요.
아이에게 상처를 덜 주고 훈육할 수 있는 환경
아마존에 사는 예콰나 족은 아기 때부터 종일 엄마와 함께 있고, 형제나 부족의 이웃과 24시간 함께 하면서 생활하고 그들이 관계 맺는 법을 관찰하므로 훈육이라는 교육과정 없이도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굳이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로 불리지 않아도 항상 문제해결의 롤모델이 되어주므로 함께 먹고 자고 놀고 일하다 보면 배울 수 있는 것이지요.
예콰나 족의 엄마들은 종일 아이와 함께 하면서 젖을 먹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일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도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엄마가 집 안뿐 아니라 산과 들을 오가며 일하기 때문에 아이는 눈과 귀로 새로운 환경을 접할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엄마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 또한 어려서부터 볼 수 있지요. 마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어떻게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지 보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배웁니다.
예콰나 족 엄마들은 아이와 종일 함께 해도 놀아주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익숙해집니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문제해결을 합니다.
어느 민족이나 열명 정도가 모인 대가족들이 밥 먹는 모습을 관찰해 보세요. 아이가 밥을 먹지 않고 주변을 맴돌다가도 먹고 싶으면 사람들이 모여 밥 먹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아이가 다가왔을 때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면 밥상으로부터 멀어져서 주변을 탐구하다가 다시 밥을 먹고 싶을 때 다가오지요.
이런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인지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밥상에 앉아서 밥을 먹는 행위가 아이의 눈에도 관찰되기 때문에 밥을 먹으려면 자신도 밥상으로 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직업을 찾아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산업화 시기 전까지는 이렇게 대가족으로 생활을 꾸려갔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아마존 원주민이나 과거 전통생활 방식처럼 대가족 시스템으로 마을 사람과 더불어 산다면, 어려서부터 각자의 나이에 따라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관찰하고 모방학습 할 기회가 아이에게 종일 제공되겠지요.
그럼 훈육에 큰 어려움을 겼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부모만 훈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큰 형이나 누나, 혹은 어른들도 같은 가족이 되므로 모두 함께 아이에게 해야 할 행동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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